아이들이 짊어진 어른의 무게

며칠 전에 1970년대 민주화 운동에 관한 영화를 한편 봤다. 역사 시간에도 배우고 가끔 기사에도 나오는 내용이었지만, 그런 모습을 재현해 놓은것을 보니 조금 더 다가왔던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나의 아름다운 정원 역시 1970년대~1980년대가 배경인 소설이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시선이 아닌 어린 아이의 성장 속에 녹아내려 있던 배경은 조금 색달랐던것 같다. 소설의 주인공인 동구는 동생이 한명 있다. 동구가 태어나고 6년이 지나서야 얻은 여동생이다. 그 시대의 어른들의 사상은 남아선호가 강했기에, 동구의 어머니는 아들이 아닌 딸을 낳았다는 이유로 시어머니에게 환영받지 못한다. 하지만 점점 나빠지던 어머니와 할머니의 관계와는 달리 여동생 영주는 혼자서 한글을 꺠우치는 등 영특하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되었고 가족들을 묶어주는 중심점 역할을 한다. 영주가 그렇게 주목받으면서 별 다를것 없던 동구는 점점 소외되어 간다. 그러던 중 동구가 3학년 때, 박영은 선생님을 만나며 난독증을 고치고 마음속에 드리워져 있던 그늘을 걷어내며 동구는 성장하고,  박선생님에게 호감을 품게된다. 동구와 박선생님은 동구가 4학년이 되어서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는데, 어느 날 박선생님이 사라진다. 주변에서는 데모로 잡혀간것이라 수근덕거렸고, 후에 박선생님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박선생님의 실종 이후에도 동구에게는 불행한 일들이 일어난다. 사고로 영주가 세상을 떠났고, 할머니와 어머니의 관계는 끝을 향해 갔으며 무능한 아버지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할머니와의 갈등에서 고통받던 어머니는 결국 스스로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어머니가 입원하고, 동구는 자신의 곁을 떠나간 사람들을 그리워 하며할머니와 노루너미로 이사간다.

이 책의 배경으로 보아 동구가 흠모하던 박선생님은 정권에 반대하던 데모로 잡혀갔다는 생각이 들고, 어린아이였던 영주의 죽음은 그 당시 죽어나가던 사람들을 상징하는것 같기도 하다. 어린아이였던 동구에게 벌어진 갑작스럽고도 슬픈 일들은 그 시대에 일어난 일들처럼 혼란스럽다. 동구의 그늘을 걷어주던 박선생님의 죽음을 예상하는 말을 들었을 때 동구의 감정은 어떠했을까? 잊을 수 없고 떠나가지 않았다고 믿고싶던 사람이기에 마을을 떠날 때 까지 선생님을 다시 볼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여러 일이 일어났던 자신의 동네를 슬픈 곳으로 기억하는게 아닌 아름다운 정원으로 칭하는걸 보니 소설 초반의 어둠속의 동구보다 훨씬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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